사실 저녁 11시 30분까지 회의가 있어 새벽 1시 30분에 시작되는 경기를 직접 보지는 못했다. 그냥 하이라이트로 경기내용을 훑어 보았다. 사실 나는 축구를 하는건 무척 좋아했지만 축구를 잘 보지는 않았다. 월드컵때만 반짝 챙겨보고 평가전이나 때때로 열리는 경기는 챙겨보지 않았다. 하지만 아들이 축구를 시작하고 나서는 멀리 직관을 갈 정도로 축구를 챙겨보게 되었다. 물론 나이가 들고 몸이 무거워지니 옛날 만큼 직접 축구하는 것에서 희열을 느끼지 못해서 인것도 있다. 사실 나는 일주일의 7일동안을 아들의 축구를 지켜본다. 월욜일부터 금요일 까지는 클럽에서 축구를하고 주말에는 대회나 개인 훈련을 따라 다닌다. 이렇게까지 축구를 시키게 될지 몰랐다. 6살 막바지 무렵 친한 친구가 축구를 다닌다는 말에 축구를 보냈는데 7살 일년을 축구에 빠져 살고 감독님의 추천으로 선수반을 시작하게 되었다. 사실 선수반의 의미를 잘 몰랐다. 그냥 실내에서 하던 축구를 실외의 좀 더 넓은 축구장에서 하고, 가끔 대회에 참석하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아들의 열정에 더하여 점차 대회에서 좋은 성정을 거두자 모두가 열정적으로 변하였다. 여기서 모두란 나와 아들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들의 축구하는 친구들과 가족들을 말한다. 아직 어린나이에 너무 깊이 빠져드는 것이 아니냐라는 주위의 우려도 많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다른 아이들 선행 학습하듯이 우리 아이는 축구를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공부를 아예 손 놓은게 아니고 학교에 착실히 나가고 진도에 절대 뒤쳐지지 않도록 노력한다. 대신 선행은 하지 않는다.
사실 이 포스팅을 하게 된 것은 사우디와의 16강전 하이라이트를 보고 경기 후 직캠 영상에서의 한 장면 때문이다.
그 영상속의 국가대표 선수들이 운동장을 돌며 인사 한 후 자연스럽게 한국 응원단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데 일상처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고 포즈를 취하였다. 이런 팬들을 향한 세심한 배려, 매너가 내 마음을 울린 것이 아니다. 나는 그 장면 속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의 어린시절이 오버랩 되어 보였다. 그리고 순간 어린나이에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많은 인내와 노력을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눈물이 났다. 지금의 모습만 보면 모두 건장한 청년이지만 이들은 어려서부터 남다른 노력과 고통을 견뎠다. 어려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노력과 자기와의 싸움 그리고 타협으로부터 이겨내야만 이 사진을 찍을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다. 물론 나도 국가대표를 평가하고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들을 많이 존경한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먹고 싶었을까. 얼마나 그만 뛰고 싶었을까. 얼마나 집에 가고 싶었을까.
응원하지만 응원만 하기가기 힘든것도 안다. 하지만 비판하고 평가할 자격이 나에게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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