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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생각

그 시절 우리들의 놀이.

by 그럼그렇지 2024.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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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도 없었고, 오락실도 없었고,,, 가진 건 튼튼한 몸과 시간이 전부였다.

그 당시 우린 정말 치열하게 놀았다. 지금 생각하면 저래도 됐나 싶을 정도로 위험하고 무모하게 놀았다. 이전글에서 이야기했듯이 마을 중앙에 위치한 놀이터에는 논과 놀이터 경계에 설치된 그네가 있었다. 누가 그네를 타고 가장 높이 올라가는 사람만이 그네 최강자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다. 항상 그네 마스터 1, 2위에 항상 거론되는 아이 중에 한 명이 우리 막내 누나였다. 어느 뜨거운 여름, 그날도 더위도 식히고 솜씨를 뽐낼 겸 그네에 오른 누나는 모두가 경악할 위치까지 그네를 띄웠다. 그리고 때마침 놀이터를 가로질러 가고 있는 엄마에게 소리쳤다. 

"엄마! 나 두 손 놓고도 그네 탈 수 있어!" 

그리곤 외마디 비명과 함께 누나의 모습이 사라졌다. 주인 잃은 빈 그네만이 앞뒤로 힘차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렇다. 손을 놓는 순간 가벼운 몸이 그네에서 띄워져 공중을 날아 논으로 쳐 박힌 것이다. 다행히 벼가 크게 자라 있고, 논에 물기가 많아 크게 다치지 않을 수 있었다.

선장면 번지점프대

 우리의 중요한 이동 수단이었던 자전거는 우리에게 있어 중요한 과시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미 모두가 자전거를 매일 타고 다니는 아이들 사이에서 잘 탄다는 소리를 듣기는 아주 어려운 일이었다. 한 손 놓기, 두 손 놓기는 숟가락질, 젓가락질 마냥 모두가 할 수 있는 것이고 이를 넘어선 아무나 할 수 없는 무언가 필요했다. 누가 생각해 냈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누군가 제안한 것이 내리막길 두 손 놓고 자전거 타기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내리막 끝에는 135도 정도 되는 커브가 있다. 이걸 해 낼 수 있는 아이는,,, 아니,, 이걸 시도할 수 있는 아아조차 손에 꼽았다. 내 친구 중 한 명은 이걸 시도하다 다리, 팔, 얼굴에 타박상을 입고 몇 개월간 얼굴에 딱정이를 붙이고 다녀야 했다. 

전설의 내리막

이외에도 많은 미친 담력 테스트와 누굴 위한 실력 뽐내기인가? 가 있었지만, 방치된 아이들이었다는 오해를 낳을 것 같아 이만 하기로 하겠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다시 적어야지. 나만 알고 있긴 아까우니까. 친구들 이름이 나와야 현실감이 넘치는데 이름을 넣어도 될까 많이 고민된다.... 나중에 물어보고 넣어도 된다고 하면 넣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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