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에 입문했다. 사실 마라가 유행인 것은 알았지만, 내 돈 내고 사 먹으러 가보지 않았다. 궁금하지도 않았다. 회사에서 점심 회식으로 마라를 먹으러 간다길래 내 돈 아니니 별생각 없이 따라갔다. 그게 시작이었다. 누구나 우연한 계기로 발을 들여 빠져들기 시작하는 게 있기 마련인데,, 나에게 마라가 그랬다. 가뜩이나 다이어트로 탄수화물에 목말라 있는 나에게 쌀밥에 올려 먹는 마라샹궈는 마약과도 같았다. 몸이 피곤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짜고 맵고 단 음식이 당긴다. 마라는 나에게 건조한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았다. 그 뒤로 주기적으로 마라를 섭취하고 있다.
마라를 처음 먹으면 강한 박하를 먹은듯이 입안이 화하고 시원하다. 그 강도가 박하보다 세다. 무엇보다 마라탕을 처음 먹어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진한 짬뽕의 상위버전이라 말한다. 그만큼 국물이 진하고 자극적으로 느껴진다. 그 이유가 마라때문인지 들어가는 재료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국물이 진하고 자극적이다.
원하는 재료를 준비된 그릇에 원하는 만큼 담고 계산에 옆에 비치된 저울로 무게를 재 무게만큼 가격이 매겨진다. 선진화된 시스템이다. 원하는 재료를 원하는 만큼만 담아 먹을 수 있다니.
나는 청경채, 두부피, 소고기, 팽이버섯, 숙주나물을 좋아한다. 양념이 적당히 잘 뭍어나고 먹고 나서도 속이 불편하지 않다. 밀가루를 제외하고 재료를 담으니 건강한 기분이다. 무엇보다 흰쌀밥에 샹궈를 올려 먹으면 흰쌀밥의 단맛과 짜고 매운 샹궈가 만나 단짠이 적절히 하모니를 이룬다.
내가 가 본 마라 체인점은 탕화쿵푸마라탕과 마라 공방이다. 내가 느끼기에 마라 공방이 탕화쿵후마라탕보다 더 자극적인 맛이다. 피곤하고 스트레스받을 때는 마라 공방을 가고 평소에는 탕화쿵후마라탕에 가면 될 거 같다.
입구는 이렇게 생겼다. 이국적인 부분과 한국적인 부분이 적절히 혼합되어 있는 것 같다. 오늘은 사람이 많아서 놀랐다. 하지만 회전율이 빠른건지 다 먹고 나오는 사람이 많았던 건지 음식을 주문하고 나오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가격은 대충 이렇다. 마라샹궈가 마라탕보다 비싸다. 그래서인지 더 맛있다. 오늘은 먹지 않았지만 꿔바로우도 맛있다. 찹살탕수육 느낌인데 짜고 매운 마라와 먹을 때 먹으면 단짠이 완성된다.
0단계인 담백한맛은 국물이 하얗고 1단계 약간 매운맛부터 국물이 빨갛다. 나는 1단계만 먹어도 땀이 나기 때문에 1단계만 먹는다. 맵찔이지만 빨간 국물을 먹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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